일기장톡톡/바라보기

알쓸신잡.... 넘나 취향....

사용할수없는네임들 2017. 10. 4. 21:11

추석특집으로 연달아 방송되는 알쓸신잡을 보고 있자니 이거 너무나 내 취향이다. 나영석 PD가 만들면 다 취저 인걸까! 꽃보다 할배도 진짜 잘 봤는데 알쓸신잡도 진짜 눈을 뗄 수가 없다.

일단 1. 각양각색의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자기 시각으로 보는 이야기들을 해주는 게 너무 좋다. 하나를 보고도 각자 크게 보는 부분이 다르다는 게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자기 분야를 사랑해서 모든 말들이 다 거기서 시작되는것도 너무 멋지다. 저렇게 확고하게 자신의 분야에 대한 철학이 있고 '그 분야의 사람'이 되어 있는 게 부럽다.

2. 그리고 굉장히 다들 N이다. 진짜 다들 무슨 그냥 테이블 하나 두고 노을지는거 하나 보면서 이야기하는데 온갖 곳으로 이야기가 튄다. 몸만 여기에 있고 눈은 저 멀리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게 너무 좋다. 무슨 경주에서 한옥에서 밥을 먹다가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고, 두만강이 콩이 가득하다는 데서 딴 이름이라더라~ 하다가 상상想象이라는게 코끼리 뼈에서 코끼리를 그리는 거라는 말에서 시작한 말이라는 것 까지 갔다. 흔한 나의 방식대로 볼 수 있는 예능이라 친근하고 만족스럽다. 그냥 친구들이랑 수다떠는 것 같다. 그리고 더 많이 알고 느끼고 나만의 답을 찾아서, 내가 친구랑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실 내가 예능을 정말 별로 안 좋아한다. 남들은 다 좋아하는 무x도전도 런X맨도 안보는 사람이다. 그냥 막 몸 쓰면서 자기들끼리 막 낄낄웃는게 뭐 센스있다는 거는 알겠는데 대체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봤던 방송은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노래하는 것만 듣는다. 라이브의 매력이 브라운관 밖으로 나오는 거 같기도 했다. 비슷한 의미에서 주말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다. 사랑얘기만 하는 현대 로맨스 드라마 딱히.. 내가 왜 보고 있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가끔 또오해영 같이 현실적으로 잘 만든 드라마도 있는데, 볼 때야 좋지만, 내가 공감성 수치에 약한터라 오래 가만히 보지를 못한다. 이건 그냥 내 생각이긴 한데 얘네들은 뭔가 S적인 프로그램들인 것 같다. 그래서 잘 만든 프로지만 딱히 계속 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굉장히 문과다. 과학자 한 명 말고는 문과향이 흘러넘친다. 예체능 한분 계시지만 그분도 문과향 풀풀. 3. 그래서 그런지 무슨 역사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좋다..... 그냥 몇 마디 필요 없다... 막 역사에 대한 현대인의 시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다... 그냥 좋다... 내가 역사 파면서 했던 생각들이나 궁금했던 일들 다 이야기 해줘.... (정신혼미)

사람 개인개인도 너무 대단하다.. 좋다... 4. 김영하님. 경영학 학부 + 경영학 석사 + 잡학다식 + 작가. 정신적으로 고생도 많이 하시고 고민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 인생을 살아오신 것 같다. 2학년 1학기 회계원리를 들으면서 다른 길을 찾아 헤맸다는 데서 너무나 공감했다. 흐름을 거슬러 여기저기 발도 담궈보고 있을 자리를 찾아 헤매셨겠지. 끊임없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기 때문에, 갈 길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더 확실하게 하신것도 있을 것이다. 격동의 시기였을 것이고, 학생운동의 전성기가 지나가는 걸 봤을 것이고, 시류를 느꼈을 것이고 다른 학과의 사람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다양한 배경을 갖게 되셨을 것이다. 그 넓은 배경을 반석으로 깊은 고민에서 생겨난 굳은 기둥을 세우셨을 것이다. 틈틈이 이야기를 하다가 나오는 '단어'와 말에 대한 집착(?)이 몸에 배어있는 것도 멋있다. 그냥 셔츠에 손을 갖다대면 작은 노트가 뿅뿅 나타난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5.유시민님. 사실 나는 정치인들 잘 모르고 그냥 방송에서 그분이 이야기 하는 것만 봤다. 그런데 뭐랄까, 내가 저 시대에서 똑똑하게 태어나서 바르게 자란 이상적인 형태가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ㅎㅎ 물론 대단하신 분이지만, 이야기를 하실 때 가끔 '오 정말 맞는 말이야!'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막 문화재 찾아다니면서 안내문에 딴지거시고, 옛날의 바른 사람들의 특별한 관계에 감동하고, 어디선가 감성에 빠지는 일들이 가슴에 울린다. 그 분의 과거를 찾아보자면, 나는 절대 될 수 없는 '불굴'같은 것들을 볼 수 있지만 말이다.

 

PS. 티스토리가 원래 IT전문가 블로그에서 시작했던가... 손 댈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자바... 자바를 배우고 싶다.... 뭔가 디자인 진짜 바꾸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