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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좋은 형용사)를 가진 메타인지를 키우자

사용할수없는네임들 2021. 9. 12. 18:51

나를 지켜보는 내가 되는 건 정말 혼란스러운 일이었다. 순수하게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는 나와 헤롱거리는 나를 바라보면서 관련한 모든 행동을 홀드하고 일단 생각하는 어딘가의 내가 분열되는 기분이고 내 안에 여러명의 내가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서 이게 다중인격의 시작점인가 하고 혼자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메타인지가 있으면 좋다, 라는 말을 듣고 그게 무엇인가 봤을 때는 그래서 나는 반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내 과거를 떠올리는 연습을 하다가, 내가 엄청나게 나를 되돌아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특정 시간만 돌이키고 있었을 뿐 어떤 시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나의 몸과 내 한정된 시야에 갇혀있었다는걸 느끼게 되었다. 나는 충분히 냉정하게 생각하고 상황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냉정한 나는 감정에 손쉽게 눌렸던 것이다. 너무 자연스럽게 눈을 감아서 나도 몰랐던 것이었을 뿐. 

 

이번의 큰 깨달음인 것 같다. 내가 여전히 갇혀서 과거를 돌이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더불어 내가 과거를 돌이키는 방식이 결국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도 이상으로 날카롭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든다.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온정적으로 접근했을텐데 내 과거라서 오히려 더 엄격했던 건 아닌지. 과거의 나를 떠올렸는데 밤 늦은 시간 불 꺼진 거리에서 어깨 쳐진 채 홀로 걸어가는 사람이 보여서 너무 새롭고 충격적이었고 안타까웠다. 마치 또 연출이 인간극장 톤이라 진짜 더 눈물이 났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혼자 버티고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나약하다고 채찍질만 해 댔구나... 

 

어른스러운 메타인지를 키우자, 세상을 따뜻하게 볼 줄 알고, 어린 사람을 능숙하게 대할 줄 아는 메타인지를 키울 필요성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