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뛰고 있니?
자주 듣는 말이다.
유투브가 활성화되고 누구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검증된 소수의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개개인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어디서든지 얻을 수 있는 시대. 어떤 책에서는 바야흐로 '내러티브자본이 중요한 시대'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자신만의 성공을 일궈 낸 사람들은 자주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심장이 뛰는 쪽으로 뛰어 여기까지 왔다'고.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일관성이라는 게 있어서, 항상 심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살아왔다면 그에게는 마땅한 내러티브가 쌓이게 된다. 그만의 이야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존재 자체로 설득력을 가진다. 자기PR이 중요한 지금 시대에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지금 시대에 나에게.
30대에 쿠키런을 개발한 회사, 데브시스터즈의 CMO가 된 사람의 영상을 봤다. 그 사람이 하는 말에 공감했다. 어쩐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와 그 사람의 차이는, 그사람에게는 능력과 확신과 적극성이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늘 '심장이 설레는지' 물어본다는 그 사람을 보고 있으니 문득 나도 심장이 뛰는 곳으로 향한다면 저렇게 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살고 싶어서. 내가 살아 온 방식을 긍정하며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그의 확신으로 빛나는 얼굴이 너무 부러웠다.
심장이 뛰고 있니? 당장 지금 뭔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장이 뛰는 거 말고, 얼마 후의 미래에 다른 사람들로 인해 생길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불안감으로 심장이 뛰는 거 말고, 항상 머리에 가득 차 친구들에게 떠벌거리며 내일을 그리다가 주말에 일찍 잠들게 되는 그런 두근거림. 그렇게 심장이 뛰고 있니?
조금 늦은 듯 하면서도 아직 늦지 않은 시기, 연초부터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나도 저렇게 빛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