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건 아마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처음엔 나의 어제에 갔다가, 그 다음에는 나의 학생시절로 갔다가, 그 다음에는 나의 어린시절로 갔다가, 더 나아가 그들의 성장과정을 내가 지켜보게 되는 것.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고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해서 더 깊이 과거로 거슬러가 이유를 찾게 되는 것 말이다.

 

  나만 힘들고 나만 어렵고 나의 세상이 이토록 잔인하다고 생각하다가도 더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실은, 나에게는 전부였던 사람들에게도 세상은 그토록 잔인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인가보다. 기울어가는 가세, 스스로 자신을 챙기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함께 챙겨야 하는 부담을 지고 온전한 자신의 힘으로 삶을 일구어낸 여자와, 어린나이에 가장이 되어 세 명분의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져야만 했기에 살아가는 것 밖에는 알지 못했던 남자에 대해서, 감히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어른이 된다는 것인가 보다.

 

  알을 깨는 것은 이토록 아프고 눈을 뜨고 날아가기 위해서는 겪어야만 했던 일이겠지. 아직 나는 너무 아프고 알껍질은 너무 단단하고 빛이 너무 세서 눈을 뜰 수가 없고 날개는 너무나 약하다. 알을 깨는 것은 너무 힘들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토록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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