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사실 꽤 오래 되었다. 그러나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언제나 내가 힘들 때에 MBTI를 검색하고 더 알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MBTI는 각 성격의 특징을 나열할 뿐, 누가 더 나은지 누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편견에 갇히기 쉽고 MBTI 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MBTI는 변화가 아니라 타고난 것에 집중해서 바뀌지 않아도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나는 자존감이 상당히 낮은 사람이다. 나는 언제나 내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에 집중해 왔다. 나는 자라나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왔다. 언제나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고, 교정하기 위해서 애쓰는 과정에서 나는 나를 위해서 쓸 사소한 에너지도 부족한 사람이 되었다. 다른 사람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나는 참 많이 힘들어했다. 나는 뭔가 언제나 시작점이 남들보다 조금 더 뒤에있는 덜 떨어진 사람 같았다. 요즘 여기저기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겸손함이 미덕인 한국사회에서 자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떵떵거리는 생각을 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집단에서 나 혼자 다를때, 나 혼자 다른 어떤 점이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으로 드러날 때 우리는 손쉽게 내가 모자라서 라고 생각한다. 생활 전반에 걸친 오지랖문화 때문인지 우리는 행복도, 기쁨도, 가치조차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좌절한다. 남들이 말하는 게 옳은 것 같아 보이니까.

하지만 친구야. 세상에 만 명의 사람이 있다면 만 개의 삶이 있다. 우리는 언제나 삶에는 우열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 너와 다를 수도 있지만, 그게 네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친구야, 우리 더 자유로워지자. 우리 스스로의 선택을 하자. 삶에 있어서 내 선택은 나의 선택일 뿐 더 모자라거나 부족한 선택인게 아니다. 먼저, 그들이 우리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우리의 삶에 들어올 권리가 없다는 점을, 뼈에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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