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는 갈등이라는 것이 필수적이며, 그것으로 소설이 생명을 얻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이라는건 결국 짧은 갈등을 겹겹이 붙인것이 아닌가 말이다. 갈등은 괴롭다. 필연적으로 소설 주인공들은 괴로워진다. 특히 판타지가 되면 스케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서, 주인공들은 더더욱 괴로워지고 만다. 그리고 독자를 더더욱 재미있게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 이기적이고 모순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가슴 아픈 완성도 높은 소설을 만나면, 사랑스러운 주인공을 만나면, 그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혼자 집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지는데.. 그래서 최근에는 로마니를 구하느라 애쓰고, 오늘은 또 세이라키아에게 세상에 대한 신뢰를 돌려줄 사람을 그렸다.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남궁공자에게 메리배드엔딩을 건네줄 선녀를 떠올렸고, 한때는 스르르 가라앉는 방국을 지탱해줄 어린 왕을 찾았다. 

 

 물론 그저 짧은 순간 순간을 떠올리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영화 아가씨에는 "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라는 인상적인 대사가 있다. 어쩌면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작가의 완벽한 세계를 망치려했던 독자의 발버둥이 아니었을까. 안타깝게도 내 능력이 미진해서 그 세계를 부수고 새로운 세계로 대체하지는 못했다는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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