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러니까 이건 그냥 그것뿐인 이야기.
아마 너에게는 일상 속 한 가운데의 하루였겠지. 이미 지나온 길을 짚어가며 담담히 이야기를 넘기는 너의 얼굴이, 그 시간 속의 나에게는 유일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너에게서 알 수 없는 거리감과 알 수 없는 가까움을 느낀다. 아마 거리를 좁히는 것도 늘리는 것도 너의 뜻대로. 나는 그저 여기에 있을 뿐이다. 알 수 있다. 아마 너의 옆 자리에서 너의 기둥이 되어줄 사람은 내가 아니야. 나는 그저 여기 너의 눈길 닿는 곳에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가끔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자리를 채우면 그것으로 되었다.
2. 그 이름
나는 너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닌데도, 나는 그저 너의 것과 같은 것을 갖게 되는 데도 그저 괴로움을 느낀다. 감히 나를 너에게 겹칠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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