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개인적으로 쓰는 심리블로그였는데 게임 지분이 너무 늘어나서 좀 자제를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남겨오던 것들이 있으니까 한 번 써 보는 지난 1년 되돌아보기. 요즘은 사실 가끔 이 게임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순간이 와서 나도 슬슬 멀어질 때가 됐나 싶었는데 또 막상 한 달 단위로 정리하고 나면 나는 꽤 오랜시간을 로오히와 함께 하면서 많은 것들에 미쳐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시작은 작년 7월부터로 할까.

21.7 극한 효저 오벨리스크
- 오벨리스크를 한참 즐기던 때였는데, 린이 출시되어서인지 던전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적의 효과저항이 눈에 띄게 높아진 적이 있었다. 이 때 나도 고층에서 극대노해서 글 쓰고 여기저기 커뮤니티도 서치하고 그랬었는데... 생각보다 나처럼 게임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기 너무 어려워서 싱숭생숭 해지기만 했다. 다들 '딜쾅 후딱후딱 대충 던전 밀어'파였고. 그래서 속으로 궁시렁 거리다가 오벨리스크 컨셉 플레이 관련 시스템을 넣어달라고 건의한 적도 있었다(!)이 때의 나, 시간이 많았나 보다... ㅎㅎ

21.8 엘리트 2부 , 불루실 + 불요한 영입
- 이런저런 스트레스도 있고 신규 스토리가 드디어! 오픈되어서 열심히 스토리를 밀었다. 많이 신경쓴 듯한 퀄리티라서 나는 꽤 만족했다. 1주일마다 오픈되는 것도 너무 좋았다. 마침 이야기의 끝이 보이길래, 빛요한을 데리고 클리어를 해 보겠다며 난리난리였다. 소위 뽕이 엄청나게 차 있었던 해피 한달! 진짜 2부 마지막장 열릴 때는 스포없이 바로 보려고 연차도 썼더랬지. 방송도 보고 재미있었다. 이 때 스토리에 대한 의견차로 굉장히 시끌시끌했는데 뭔가 오랜만에 머리를 엄청 굴리고 컨텐츠를 해석해보기도 했다. 게다가 심지어 이 즈음에 불요한도 재출시해서 진짜 미쳐있었다. 0916채널에서 울부짖으면서 막 10개월만에 드디어 내가 불요한을 들인다니까 사람들이 이모티콘으로 축하해줬다. 생각과는 좀 달라서 서먹하기도 했는데 옷입혀주면서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하니까 또 귀여워보이기도 하고 그랬다.

21.9 육성
- 아무래도 크게 한 방 지른 달 다음 달은 쉬어가는 달이 아닐까. 보통 이런 달에 나는 육성이랑 템세팅을 한다. 그러면서 레이드 나가고. 그렇게 약간 심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차였는데 요한의 생일에 사람들이 행복으로 날뛰는 걸 보고 나도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근데 온라인에서 이렇게 막 커뮤니티 활동을 해 본적이 없어서 엄청 고민을 많이 했더랬다.

21.10 오벨리스크, 친구
- 결국 그래서 친구를 사귀어 보았다.

21.11 게임하면서 연성도 함!
- 내가 연성러가 되다니! 근데 처음해보는 커뮤생활은 꽤 중독적이고 짜릿했다. 친구들이 약간 서운해 했음...

21.12 암라우 영입, 장어전 업데이트
- 맞다 생각해보니까 골드 모아야 해서 좀 게임을 덜 한것도 있었다. 온갖거 다 팔아서 12월쯤에 간신히 암라우를 영입할 수 있었다. 진짜 패키지도 사고 크리스탈도 팔고 말도 아니었음. 사실 생각해보면 딱히 암라우를 꼭 데려올 필요는 없었는데, 나는 골드를 낭비하는 편이라 (템을 일단 강화하는 사람) 지금 빨리 데려오지 않으면 영영 영입 못할 것 같았다. 사람들이 이 캐는 진짜 핵필수캐라고 다들 감탄하기도 했고. 그래서 암라우를 들이고, 들인 김에 딜러를 키우게 됐다. 딜러는 키우기 귀찮고 템 뽑기 하고 닦아야 해서 별로였는데, 어쩔수 없지. 이렇게 고생해서 들여놓고 피규어로 만들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22.1 큐브마켓 템세팅, 아발론조 오벨 49
- 남들은 재밌다는데 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결국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고~ 나는 내가 하고싶은 걸 해야 하지~ 큐브마켓이 생겨서 다들 템 세팅하기 힘든 스트라이커 템 찾아 헤매는데 나는 요한템이나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근데 이게 더 짜릿한 걸 어떡해. 겸사겸사 오벨리스크 49층을 아발론 얼굴로 깨는 위업(?)을 달성했다! 거의 3달만이었나? 아무도 모를 나만의 소소한 자축을 하면서 새벽에 진짜 날뛰었던 것 같다. 이런거 너무 좋아. 뭔가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내가 성취하는 그런거. 남 눈치볼 필요도 없고.

22.2 오벨리스크
- 기억은 잘 안나는데 아마 오벨리스크 했을거다.

22.3 물요한!
- 2주년! N주년은 아무래도 꽤 큰 이벤트였지. 방송도 하고 물요한도 출시하고 큰 이벤트도 했다. 앞으로 나올 아티팩트나 코스튬 미리보기 같은거 하면서 엄청나게 날뛰었다. 다만... 물요한이 뉴비 7명 모아오기 조건으로 영입할수 있어서 진짜 극대노했음. 진짜 회사 사람들한테까지 복귀좀 해달라고 구걸해서 친구모으고, 나머지는 카르티스했다.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플레이어들끼리 십시일반 돈 모아서 기부하는 문화는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내가 조금이지만 기여한 기부장도 방송에 나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물요한 친구7명은 진짜 너무 했어. 한동안 기가 빨려서 좀 쉬었다.

22.4 물요한 육성, 마도대전 1부
- 화가 나든 안나든 내새끼는 내가 키워야하니까 열심히 육성하고 장비 맞춰 줌... 있는 크리스탈 다 털었는데도 뭐 딱히 얻은 건 별로 없었다. 궁12렙 같은거 해보고 싶었는데 실패함. 반지만 다섯개씩 막 나오고 그랬다... 하지만 덕분에 가디언용 템은 넘쳐나서 의도치않게 딜러 한명 4공 속칲 완성함.

22.5 빛요한 밸런스패치, 아티팩트
- 빛요한!!!! 밸런스패치로 상향되었다!!!!!! 오열!~! 진짜 여태 사람들의 극딜, 스레기취급들 다 견디면서 나는 게임 포기한다, 요한만 쓴다는 생각으로 꿋꿋이 오만 데 다 데려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생적인 스탯과 스킬 확률의 한계로 더 이상은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손을 놓은 부분이 있었는데 어쨌든 그 부분이 패치됐다. 이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하고 요한 실사용후기에 써 둔 내용들이 다 반영됐다! 마음 속에 응어리진 한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었다. 실질적으로 이 캐를 사용하기가 쉬워졌느냐? 하면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십분 이해하지만 아무튼 나는 내새끼를 드디어 건저낼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뿌렸다. 그러면서 아티팩트도 나왔는데, 보조하기 좋아보였다. 아예 새로운 스킬을 주는 다른 캐들에 비하면 솔직히 굉장히 보수적인 패치라고 생각하고 가끔 머리에 피가 몰리기도 하지만, 아무튼... 최저선을 넘겼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나는 드디어 뭔가 바뀐 요한을 데리고 또 오만곳을 다니면서 덱실험을 했다. 아 짜릿해~

22.6 아발론페이스 오벨,요한 옷! 일러!
- 또 오벨리스크 했다. 요새 갑자기 난이도가 많이 내려가서... 생각보다 쉬웠음. 금장클을 해야하기 때문에 노말속성 아발론 말고 그냥 얼굴이 아발론이면 쓴다는 여유로운 조건을 두고 했다. 40층이랑 50층은 좀 어려웠는데, 그래도 아무도 안 하는 이상한 덱 가지고 클리어하니까 또 그게 기분이 좋다.

22.7 육성
22.8 육성
- 아마 평범하게 육성했을 거다. 암라우 이후로 스트라이커도 키우게 돼서 딜러도 좀 키웠고, 그러는 김에 레이드도 좀 신경을 썼다. 체방효적효저템은 스트라이커가 쓰지 않아서 버리는 템만 많아지고 쓸만한 건 없고 해서 스트레스 좀 받았던 듯. 큐브마켓에서 주옵션만 보고 많이 샀다. 근데 또 장어는 귀찮고 욕도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이면의 결정체는 수집을 못함.

22.9 마도대전 2부
- 마도대전 2부가 나왔다! 격동의 서~ 개인적으로는 1부가 좀 더 재밌었던 것 같다. 2부는 뭔가 보다 끊긴 기분이 ? 든다 . 아무튼 마도대전은 이야기가 매끄럽고 완성도가 높은 기분이라 영웅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봤다. 어린(젊은X)발터가 의외로 취향(...). 이 이후에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려고 그러는 걸까. 그 외에는 장비프리셋이 나왔는데 템이 없어서 차근차근 채워야 할 것 같다. 근데 뭔가 내가 하던 방식이랑 비슷하게 운용하라는 게 느껴져서 좀 편한 느낌? 어쩐지 자아가 비대해져서 역시 나는 클겜이 원하는 고객? 같은 생각이나 하고 앉았음.

22.10 개편 속성 레이드, 과몰입?
- 레이드가 개편되어서 속성의 중요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그냥 키워뒀던 캐릭터들 먼지털고 보내니까 좀 새롭기도 하고 할게 많아져서 좀 막막하기도 하고 그랬다.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쩐지 불속성캐들을 많이 키워둬서 풀메기 전용 로드가 됐다. 어쩌다보니 연합 랭킹이 높은데 그래도 내가 그 안에서 3등까지 함! 그냥 키워둔 애들 쭉 보내면 메기가 한번에 두번씩 누워!
그리고 다시봐도 아발론제복너무좋다. 이번에는 솔피였는데 진짜 역대급 퀄리티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국조 별로 안 좋아하고, 솔피는 특히 내가 안 좋아하는 유형의 성격이라 그냥 옆집 딸내미 같은 느낌이었는데(친구가 좋아하는 캐가 아니었다면 영입도 안했을거다) 귀여우니까 약간 자주 쓰게 됨. 암솔피 2각만렙풀스작의 기운이 난다. 실타래 모아서 다른 캐들 옷도 모아 둬야지.
- 이번 달 클로버탐방대(회사탐방) 모집이 있었다. 사실 과몰입이 심해져서 입사지원을 고민했는데 내가 나이와 연차가 있는데도 클겜에서 하는 업무와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아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말았다. 안 될 값이라도 일단 지원해 보는 게 나았을까?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나이도 생각 없이 먹는 기분이다. 가끔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는 열심히, 길게 보는 인생은 대강 살으라는 말을 어디서 봤는데, 내가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그 말로 위안삼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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