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라마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최근 시간이 나서 이종석이 출연한 것들 쭉~ W를 봤고, 어제는 피노키오를 봤다. 사실 줄거리를 따지면 W가 엄청났다. 예상할 수 없는 반전과 스토리,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시종일관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 지 몰라서 긴장감이 생겼다. 완성도로 따지면 W가 더 높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나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나 '피노키오'가 더 좋았다.

 

사실 드라마만 보자면, 조금 어수선하다. 보고나면 전개가 애매하고 치밀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너목들에서 여주인공의 어머니가 죽은 사건과 그 직후의 재판과정에서, 법의학이 끼어들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피노키오때에도 재벌의 총수인 여자가 그렇게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이성이 마비되는 것, 언론의 중심에 대놓고 살인을 사주한다는 것에서 의문이 든다. - 많은 사람들이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설정을 하고, 그에 맞춰 캐릭터를 만드는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그리고 이게 W에서 작가아저씨의 태도로 드러나는 게 아닌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드라마가 제시하는 '최대한의 개연성을 위해 노력하면서 이상과 희망을 제시하는' 스토리때문에 너목들과 피노키오가 좋다.

 

작가는 사회의 거대한 구조와 불공정한 어떠한 부정부패를, 작은 개인으로부터 시작된 나비효과를 통해 타파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그저 한 명의, 흔들리면서도 끝내는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는 개인때문에 어떻게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가를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볼 수 있다. 나는 드라마를 통해서 이상적인 상황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고, 그를 통해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개연성을 희생시켜 많은 인위적인 장치와 조건들을 주입했지만, 세상에 기적과 우연, 인위적인 장치들은 불가능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오르는 지, 기적을 기다릴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드라마였다.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워너비 형태이다.

 

 

어휴, 부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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