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INFJ의 직무이야기

 

 

INFJ는 MBTI로 자신의 길을 찾기 몹시 어렵다.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 INFJ라면

 

'당신은 타고난 카운셀러!'

'당신은 이상주의자!'

'당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성직자!'

 

...따위의 말들에 이미 지쳤을지도 모른다.

 

 

이제 현실로 돌아오자.

물론 저 하나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느끼는 INFJ가 있다는 걸

안다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다른 INFJ들이 어떤일을 하는지도 몹시 궁금하다)

 

이 글이 좋은 자료의 하나로서 남는다면 좋겠다.

 

(이하 줄글 주의)

 

0. 들어가며

 

물론 성격, MBTI는 아주 사소한 변수중의 하나일 뿐일수도 있다. 또한, 능력은 아주 강력한 요인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성격이고 자시고 어필해 봤자 회사에서는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그 직무를 좋아하는가'가 아니 '그 직무를 잘 할 수 있는가'이다. 상대적으로 자신에게는 열등기능을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남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본인의 역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취업은, 1. 내가 지원해야 하고 2. 회사가 나를 뽑아야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사이에 온갖 변수들이 끼어든다. 우리는 1. 지원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돈(연봉), 명예(인지도), 미래(성장성), 사람(사내문화), 가치관(작업의 부가가치), 재미(적성). 뿐만 아니라 회사도 2. 선별 하기 위해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그것을 하나로 모아 '역량'과 '인성'으로 정리하고 최후까지 알 수 없는 비율로 분배해서 결정한다.

 

따라서 이 글은 참고만! 해 주셨으면 좋겠다.

 

 

1. 회계

 

이상하게도 INFJ 해외 사이트를 다니다보면 회계사(Accounting)를 만날 수 있다. INFJ의 전형적인 설명으로 봤을 때에는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짐작만 해 보자면, 이 유형의 사람들은 직업의 1. '전문성'을 이유로 직업을 선택했을 것이다. 전문성을 갖춘 직업에서는 INFJ는 개인적으로 일할 수 있고, 그를 통해 비밀스러워지려는 욕구와 동시에 자유로워지려는 갈망을 채울 수 있다. 만일 마음에 들지 않는 ( 비 윤리적이거나, 수직적인 문화가 팽배하거나 등등..) 조직에 속해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직의 장점 중 하나이다. INFJ는 조용히 자기만의 옳은 길을 가는 사람이지, 사회의 옳은 것을 위해 인생을 바쳐 투쟁하는 자들이 아니다. 아마. 자유로운 전문직은 어쩌면 싸움이 힘든 INFJ들에게는 좋은 선택지중 하나일 것이다.

 

그에 더해 직업의 2. 가치중립적인 면 또한 매력일 수 있다. 회계사가 하는 일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다. 회계라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따라서 일을 할 때 가치에 관련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 일이 없어도 번민하는 INFJ들에게 더 이상의 무거운 고민을 얹지 않는다. 직업에서의 자아실현을 포기하면 일이 상당히 편해진다.

 

직업을 갖기 위한 조건의 3.예측가능성도 장점이라 할 만하다.  자격증을 시험을 통해 취득하면 상대적으로 취업하기 쉬워진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J는 상대적으로 예측가능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 그래야 스스로 판단을 할 시점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시험은 대개 일정이 정해져있고 1년 전부터 대충 알 수 있다. 만일 기업(특히 사기업)에 영업직 등으로 지원할 경우 T.O.부터 서류마감, 인적성, 면접등의 일정이 모조리 기업마음대로라 예측불가능하다. 직접 겪어본 바, 내가 정할 수 없는 일정에 마구 휘둘리는 것이 몹시 기분 나쁘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일단 회계사라는 직업 자체가 극한으로 '의미'를 무시하는 직업이다. 회계사로 일하면 법과 규칙에 맞는지, 세금관리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뢰를 받을 것이고, 회계사 자격증으로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의사결정자의 선택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확실하게 회계처리가 되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회계사로 일하면, INFJ들은 아마 S를 무자비하게 발달시켜서 주기능인 Ni를 죽여야 할 것이다. 괜히 Ni 써서 기업현황 알아 봤자 좋을 일 하나 없다.

 

또한 회계사도 궁극적으로는 영업직이다. INFJ는 일을 할 때에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지 않아야 하는데 블러핑(?)과 빈말(?)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운 INFJ에게 어떤 영업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한국의 접대문화와 회계사의 아웃바운드 영업이 합쳐지면, 와우 INFJ는 지옥으로 떨어진다. 만일 여자 INFJ라면? EVEN WORSE.

 

 

 

PS )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삘 받은 김에 쓰다가 논문을 찾았다(....)

 

세무 및 회계정보 전공의 진로선택을 위한 성격특성 연구 (황욱선 저)
A Study on Character Properties for Selecting Courses in the Department of Tax & Accounting Information

이 연구에서는 1. 학과에 각 성격유형이 얼마나 있는지. 2. 1학년에서 2학년 되면 성격유형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보는데 90%이상이 IS__ ES__였고 사람들의 성격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내향적이지 않아도 회계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 성격을 사전에 알아보고 학과를 정해야 좋을 것이라는 점을 이 논문에서의 얻은 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전체 대상자 71명 중 0명인 ENFP INTJ INTP INFJ중 하나인 INFJ는 눈물만 줄줄이다. 그럼 회계공부를 하지 말란 말인가?

 

물론 세무와 회계가 INFJ가 진로로 잡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파트임은 분명하지만 INFJ는 원래 전체의 4%인지 1%인지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극소수 유형으로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렇게 백명도 되지 않는 작은 그룹에서는 발견되기 어렵다. 왜 우리가 이렇게 인터넷에서 사방팔방으로 자신을 알리는가? 인터넷에는 수 많은 사람이 시공간의 제약없이 접근할 수 있고, 따라서 같은 유형의 사람들을 발견할 확률이 높기 때문 아닌가? (는 나만 그럴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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