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약간 나 공주 같다. 공포의 주둥아리. 말이 많을 때는 너무 많아서 TMI라는 느낌이고, 그를 통해 나의 나쁜점을 세상에 광고해서 나의 미래 이미지만 깎아먹는다. 말이 없을 때는 진짜 '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하는 얼굴로 묘하게 웃고만 있는데 말이 없어도 너무 없어진다. 정확히는 말을 하지 않는 거지만.

 

어쨌든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사가 여러명이고 동기도 많은 큰 조직에 속해서 일이라는 걸 하고 있는데 대체 어디까지 나를 오픈해야 하고, 어디까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하고, 어디까지 솔직하지 않아져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옆에 보면 이쁜말만 골라서 잘 하는 사람과 조용히 웃으면서 소소하게 이야기 하지만 자기 이야기는 오픈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정말 현명한 생각 인 것 같다.

 

거짓말을 해서 누군가가 가진 나에대한 믿음을 깨는게 너무 싫어서 말을 하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요즘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이 된다. 내가 편하려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심정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이라는건 뭐든 적당적당하고 가벼워야 하는 게 아닐까. 공적인 관계라는거, 이해관계의 차이라는거, 친하지만 정말 과하게 친해서는 안된다는거,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군대문화에 ㄱ도 없는 대단히 자유롭고 수평적인 곳에서 받은 느낌이라 더 그런 기분이 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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