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된장,>
간을 본다. 앞에 놓인 뚜껑 덮인 된장찌개는 여기저기서 터지는 소리를 낸다. 귀 어림으로 시간을 잰다. 감자가 아직 덜 익은 건 아닐까. 아냐, 오히려 너무 많이 졸아있을수도 있어. 김 서린 뿌연 유리뚜껑에서 나는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주방 시계를 사 둘 걸 그랬다. 소리가 점점 커진다.
횡단보도 근처 그늘에 서서 문득, 길을 바라보면 사람들이 모여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은 시끄럽다. 정신 없이 빨리빨리 휘몰아치는 삶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어딘가로 바쁘게 향한다. 사람들의 일관된 발걸음으로 인해 어딘가로 향하는 흐름이 생겼다. 시간을 타고 강이 흐른다. 누군가는 연어처럼 거슬러 오른다. 문득, 그 연어를 바라보면서 내가 연어인지, 내가 흐름인지 알 수 없어질 때가 가끔 있다. 거슬러오르는 어떤 연어가 일으킨 소용돌이는 블랙홀과 같다. 그리고 어떤 블랙홀은 사실 용오름이라는 게 아주 나중에야 밝혀진다. 어디선가, 지금 너는 휩쓸리고 있어, 하고 나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안에서, 안에서.
사실 나는 언제나 아주 약하다. 힘이 없고 휘둘린다. 아주 늦은 건 아니지만, 이제서야 나는 그러한 나를 마주했다. 휘둘리는 나와 휘두르는 내가 속 시끄럽게 싸웠다. 그리고 어떤 내가 말했다. '지금이 잠깐 멈추고 돌아볼 때야.', '달리고 있는게 누구의 발인지 생각해 볼 때야.', '살아갈 내일이 어떤 그림일지 생각할 때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전이다, 간단한 결론이었다. 나는 잠시 그 흐름에서 빠져나왔다. 아주 잠시 짧은 시간동안 나에게 허용된 작은 돌부리위에 올랐다. 어딘가 붕 떠버린 나는 거리를 잰다. 간을 본다. 저 멀리, 내가 보는 곳 어디까지 뛸 수 있을까. 어느 시점이 다시 들어갈 시점인가. 나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했다. 어디든 휩쓸리는 건 이제 진절머리난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나는 항상 강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발은 움직이지 못하고 시선만 박았다. 빠른 것은 무섭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습게도 나는 언젠가는 뛰어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한 번의 용기를 낼 때를 기다리면서 소중한 단 한번이 더 할 나위 없이 최고의 선택이기를 바랐다. 머뭇거리는 발걸음 앞으로 수 많은 기회들이 지나갔다. 어떤 소용돌이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 너무 거칠다고 타박했다. 그 누구도 없는 조용한 시기에 너무 흔하다고 타박했다. 어떤 연어가 내 앞에서 손을 흔들기에 나도 같이 손을 흔들어 보냈다.
그런데 내가 살 삶에서 세기의 완벽한 타이밍이 뭘까. 있기는 한가. 있어도 알 수는 있나. 내가 머뭇대는 수 많은 시간들을 나는 보내고 나서야 사실은, 하고 생각하는게 아닌가. 어떤 기회도 백퍼센트 확실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언젠가 그럴 마음이 들 때 훌쩍 뛰어드는 것 뿐이었다. 사실, 그냥 내가 먹을 된장찌개는 완벽한 시간을 통해 신의 한 수를 낸 맛일 필요는 없다. 어느 순간, 내가 원할 때에 적당히 불을 끄고 들어 올리면 되는 거다.
가스레인지 앞에서 기다리기가 귀찮아졌다. 이제 충분히 익었겠지. 적당히 장갑을 끼고 냄비를 들었다. 혼자 사는 데에 필요한 것은 많이 없다. 간소한 차림이 탁자에 올랐다. 밥, 김치, 된장찌개. 간단하다. 손이 데지 않게 빨리 후다닥 뚜껑을 열었다. 뿌연 김이 솟아올랐다. 냄새가 난다. 된장. 준비는 사실 필요 없다. 숟가락을 든다. 고양이 혀를 가진 나는 한 숟갈 듬뿍 퍼 먹을 수가 없다. 뜨겁다. 혀가 덴 느낌이다. 하지만 썩 나쁘지 않다.
자 이제 식사시간이다.
다시 훌쩍 뛰어들어야지!!!!!
시험기간에만 폭주하는 이 창의성 ㅎㅎㅎㅎ!!!!!!!!!!!!!!!!!!!!!!!!!
그냥 막 써제끼고 싶다 싶어 싶어ㅓㅓㅓㅓㅓ!!!!!
ㅎㅎㅎㅎ 좋아 중2력이여 솟아라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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